앞선 포스팅에서 FY2025 재무제표 분석을 통해, 엔비디아가 얼마나 강력한 수익성과 안정성을 가진 기업인지 확인했다. 하지만 이런 숫자들이 단순히 '좋은 제품'만으로 만들어진 건 아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엔비디아가 어떤 전략을 세우고, 누구와 손잡으며 시장을 지배하게 됐는지를 비즈니스와 파트너십 중심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엔비디아의 재무 상태가 자세히 궁금하다면 이전 포스팅을 참고하세요.
FY2025 숫자로 본 엔비디아 수익성 - 엔비디아(NVIDIA) 재무제표 분석
이번 포스팅에서는 엔비디아의 재무제표 분석을 통해 엔비디아의 재무 상태를 이해하고 평가해 보고자 한다. *엔비디아의 기본적인 기업 개요가 궁금하다면 이전 포스팅을 참고하세요.2025.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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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엔비디아의 비즈니스 확장 전략 – 칩 회사에서 플랫폼 기업으로
시작은 '그래픽 카드'였다
지금은 AI 반도체 최강자로 불리는 엔비디아지만, 처음부터 대단한 기술 플랫폼 기업은 아니었다.
1993년 창업 이후 엔비디아가 처음 내세운 무기는 게임 그래픽 처리용 GPU였다. 특히 1999년 출시한 GeForce 256은 세계 최초의 GPU라 불리며 3D 게임 그래픽 처리 성능을 끌어올렸고, 엔비디아는 게이밍 하드웨어 강자로 잡았다.

2006년, 엔비디아는 CUDA(Compute Unified Device Architecture·쿠다)라는 플랫폼을 세상에 발표했다.
CUDA를 통해 GPU를 단순 그래픽 처리기가 아닌 고성능 병렬 연산 장치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CUDA는 많은 양의 연산을 동시에 처리하면서도 무료로 사용 가능 했기 때문에 많은 개발자들이 엔비디아의 생태계로 들어오기 시작했고 그 덕에 GPU의 판매량도 같이 늘어나 서버용 GPU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게 됐다.
그로부터 몇 년 후, 2012년 합성곱 신경망을 기반으로 한 딥러닝 모델 AlexNet이 엔비디아 GPU를 활용해 이미지 분류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AI 연구 = 엔비디아 GPU라는 공식이 굳어지기 시작했다. 즉, 그래픽 칩이었던 GPU가 AI 학습과 추론을 위한 핵심 도구로 떠오른 것이다.
2022년 말 ChatGPT 출시 이후로 AI 붐이 일면서 고성능 GPU 수요가 급증했고, 그 중심에는 대규모 GPU 클러스터를 운영하는 데이터센터가 있었다. 대형 클라우드 기업에서 AI 트레이닝을 위한 GPU 수요를 폭발적으로 늘리기 시작하며 데이터센터 부문의 매출이 급격하게 상승했고, 그 결과 현재는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이 데이터센터 부문에서 나오고 있다.
엔비디아가 단순히 칩을 파는 게 아니라, 클라우드 인프라·AI 서버 시장의 핵심 공급자로 올라선 것이다.
CUDA 툴킷 다운로드하고, GPU를 자유자재로 활용해보자! - NVIDIA Blog Korea
우리가 언어를 매개로 의사소통을 하듯이 기계와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위해서는 프로그래밍 언어가 필요합니다. 개발자들이 프로그래밍 언어로 컴퓨터에 지시를 내리면, 지시문을 명령어로 번
blogs.nvidia.co.kr
<실제로 엔비디아가 제공하는 딥러닝 설계 및 배포를 위한 라이브러리>
하드웨어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려운 시대에서 엔비디아는 CUDA를 시작으로 AI 개발자들을 위한 SDK, API, 툴킷을 꾸준히 제공했다. 덕분에 엔비디아 생태계에 익숙해진 개발자들이 다른 GPU로 옮기기 어렵게 만들며 락인 효과도 동시에 강화되었다.
메타버스와 산업 디지털 트윈
최근에는 Omniverse(옴니버스)라는 실시간 3D 협업 플랫폼을 통해 산업계와 메타버스 시장까지 진출하고 있다. 옴니버스는 건축, 제조, 로보틱스, 자율주행 시뮬레이션 등 디지털 트윈 환경을 구현하는 핵심 기술로 활용되며 엔비디아의 사업 영역을 더 넓히고 있다.
엔비디아가 AI 생태계 전체를 구축하고 지배하는 과정에는 그래픽 → 병렬 연산 → AI 인프라 → 소프트웨어 → 메타버스로 이어지는 정교한 확장 비즈니스 전략이 있다.
2. 인수합병(M&A) 전략
엔비디아는 단순한 GPU 제조사를 넘어, AI와 데이터 인프라의 핵심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공격적인 M&A를 진행 중이다.
이러한 전략은 AI, 데이터센터, 네트워크, 자율주행 등 미래 핵심 분야를 선점하기 위한 것으로, 주요 사례는 다음과 같다.
주요 인수 사례
- Mellanox Technologies (2019년, 약 69억 달러)
엔비디아는 자체 GPU + Mellanox의 네트워크 최적화로 클라우드 & AI 연산 효율 극대화를 위해 고성능 컴퓨팅(HPC)와 데이터센터용 네트워킹 솔루션 기업을 인수했다. 이로 인해 이후 출시된 DGX 시스템 등 고성능 AI 서버에 Mellanox 기술 통합하여 AI 학습 처리 속도를 획기적으로 향상시켰다. - Arm 인수 시도 (2020년, 2022년 실패)
반도체 설계 기업 ARM을 400억 달러에 인수하려 했지만, 각국 규제 당국의 반독점 우려 이슈로 무산됐다. 하지만 이는 엔비디아가 CPU까지 아우르는 AI 컴퓨팅 생태계를 만들려는 전략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 관련 스타트업 인수
- Shoreline.io
쇼아라인닷아이오는 데이터 센터 인프라의 문제를 자동으로 해결하는 소프트웨어를 제공한다. 데이터센터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AI 및 클라우드 서비스 안정성 강화하고자 인수했다. - Brev.dev
브레브닷데브는 AI 및 머신러닝 개발 플랫폼을 제공한다. AI 개발자들에게 보다 접근성 높은 GPU 활용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인수했다. - Run:ai
런에이아이는 쿠버네티스 기반의 오케스트레이션 소프트웨어를 개발하여 AI 워크로드의 효율적인 관리를 지원한다. AI 인프라 관리 역량을 강화하고, 해당 기술을 오픈소스로 전환하여 생태계 전반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인수했다.
- Shoreline.io
엔비디아는 2000년대 초반에는 모바일·그래픽 중심 인수를 진행했지만, 2019년 이후부터는 AI 인프라, 데이터센터 네트워킹 등에 집중해 인수합병하면서 AI 생태계 전체를 아우르는 핵심 기술 확보에 집중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3. 빅테크와의 파트너십
또한 엔비디아는 빅테크 기업들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으며 AI 인프라의 핵심 기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
(1)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기업
엔비디아는 자사의 GPU를 활용해 빅테크 클라우드 기업들과 협력하며 AI와 클라우드 컴퓨팅 분야(HPC)에서 혁신적인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 AWS
엔비디아와 AWS는 2010년부터 협력하여 고객에게 비용 효율적이며 유연한 대규모 GPU 가속화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협력의 일환으로, AWS는 엔비디아의 GPU를 탑재한 EC2 인스턴스를 제공하여 고객들이 AI 모델 훈련 및 추론 작업을 클라우드에서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를 통해 AI 개발자들은 GPU 하드웨어를 직접 구매하지 않고도 엔비디아의 최신 기술을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 Microsoft Azure 및 Google Cloud
엔비디아는 Microsoft Azure 및 Google Cloud와도 협력하여 AI 및 머신 러닝 워크로드를 위한 GPU 가속화 솔루션을 제공한다. 이러한 협력을 통해 고객들은 클라우드 환경에서 엔비디아의 GPU를 활용하여 대규모 데이터 처리 및 복잡한 연산을 수행할 수 있다.
Azure는 엔비디아의 GPU를 탑재한 가상 머신을 제공하며, Google Cloud는 엔비디아의 AI 플랫폼을 통합하여 고객들에게 고성능 컴퓨팅 리소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클라우드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엔비디아는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에서도 입지를 강화하고 있고, 클라우드 기업들은 엔비디아의 GPU 없이는 AI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려운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2) 자동차 기업
엔비디아는 자동차 산업에서도 주요 제조사들과 협력하여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테슬라가 자율주행 분야에서 카메라 중심 접근 방식으로 선두하고 있다면 엔비디아는 다중 센서 통합 방식에서 선전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자율주행 플랫폼,
드라이브(Drive)
본 플랫폼의 파트너사 라인업에는 BYD, 현대자동차, 재규어 랜드로버, 메르세데스-벤츠, 니오, 폴스타, 볼보, 리 오토 등이 있다.
엔비디아는 자율주행 분야에서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와 인프라까지 모두 포함한 플랫폼 구축 목표를 표방한다. 이를 위해 실물 자동차, 자율주행 프로세서, 자율주행 알고리즘, 운영체제, 데이터센터까지 직접 맡아 개발 중이다.
하지만, 테슬라의 자율주행은 소비자에게 실제로 체감되고 기술의 발전을 직접 느낄 수 있는 반면 엔비디아의 자율주행의 기술 개발 상황은 일반 소비자들이 체감하기 어렵다. 또한 엔비디아가 택하고 있는 하드웨어부터 인프라까지 이르는 ‘엔드 투 엔드 솔루션’ 전략은 테슬라도 동일하게 가지고 있다.
두 기업 간 경영 성향 차이로 인해 테슬라는 도로에 올려버린 후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갖는 방식을 택하고 있지만, 엔비디아는 도로에 올리기 전에 완벽한 개발을 목표로 하다보니 엔비디아의 자율주행 기술이 어느정도 왔는지 파악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엔비디아는 많은 기업이 포함된 자동차 플랫폼 생태계를 통해 ‘다양한 기업들의 차량과 모두 호환되는’ 보편적인 자율주행 기술, 테슬라를 뛰어넘을 자율주행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 열일 중이다..! 🤯
(3) 메타버스 & 디지털 트윈 파트너십 (Omniverse)
엔비디아는 메타버스와 디지털 트윈 분야에서도 다양한 기업들과 협력하여 혁신적인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BMW, Adobe, Siemens 등과 협력해 산업 메타버스 기술을 개발 하고 있으며 지속적인 파트너십을 통해 제조업, 건설, 디자인 산업에서 엔비디아의 Omniverse 기술을 활용하는 기업들이 증가하고 있다.
4. 엔비디아의 성장 공식: 인수합병 + 파트너십의 시너지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엔비디아의 성장은 단순히 '좋은 GPU를 잘 만드는 회사'라는 사실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성장 배경에는 명확하고도 일관된 전략이 있었다.
바로,
👉 M&A로 핵심 기술을 선점하고,
👉 빅테크와의 파트너십으로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는 것.
엔비디아는 Mellanox, Run:ai, Brev.dev 같은 기업들을 인수하면서 AI 인프라의 기반이 되는 핵심 기술들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AWS, MS Azure, 구글 클라우드, 테슬라, 메르세데스 등 글로벌 기업들과 손을 잡고, 엔비디아 GPU와 기술을 AI 산업의 '표준'으로 자리잡게 만들었다.
이 전략은 단순한 반도체 제조업체의 범위를 넘어서, AI 생태계를 구축하고 공급하는 플랫폼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굳히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로 인해 클라우드 기업들이 AI 모델을 학습할 때, 엔비디아 GPU는 사실상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었다.
덕분에 엔비디아는 단순 공급자 이상의 위치에 올라섰고, AI 시대의 '인프라 기업'으로 불릴 만큼 영향력을 갖추게 됐다.
하지만 기업들의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자 구글의 TPU, 애플의 자체 칩처럼 빅테크들이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시도도 분명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는 엔비디아가 어떤 영역을 선점하는 기술을 더 확보할지, 어떤 M&A로 생태계를 넓힐지, 협력 관계를 어떻게 유지하거나 변화시킬지가 앞으로의 시장 판도를 결정지을 핵심 포인트가 될 것이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엔비디아의 SWOT 분석을 통해 엔비디아는 과연 어떤 리스크를 안고 있을지 살펴 보면서 ‘진짜 경쟁력’을 알아보려 한다!
*엔비디아의 최신 기술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다면 다음 글을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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